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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시와 산문

생애 발자취를 따라 읽는 문학 기행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교과서에서 이육사의 〈청포도〉, 〈광야〉, 〈절정〉 같은 시를 읽게 된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 감옥에서 순국한 최초의 시인으로, 우리에게 독립운동가, 저항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그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시는 40편(편지로 보낸 시 포함)인데, 사실 그는 시만큼이나 많은 산문을 썼다. 그는 생전에 언론인으로서 많은 글을 신문과 월간지, 문예지에 기고했기에, 자연스럽게 적잖은 수의 산문을 남긴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가 그의 산문은 거의 알지 못하고, 유독 교과서에 실린 몇 편의 대표 시만 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육사가 살던 시대는 우리말 사전이 편찬되기 전, 더욱이 조선어 사용이 금지되던 시기다. 이 시대의 문학에는 표준화되지 않은 각지의 방언과 조선 ..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교과서에서 이육사의 〈청포도〉, 〈광야〉, 〈절정〉 같은 시를 읽게 된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 감옥에서 순국한 최초의 시인으로, 우리에게 독립운동가, 저항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그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시는 40편(편지로 보낸 시 포함)인데, 사실 그는 시만큼이나 많은 산문을 썼다. 그는 생전에 언론인으로서 많은 글을 신문과 월간지, 문예지에 기고했기에, 자연스럽게 적잖은 수의 산문을 남긴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가 그의 산문은 거의 알지 못하고, 유독 교과서에 실린 몇 편의 대표 시만 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육사가 살던 시대는 우리말 사전이 편찬되기 전, 더욱이 조선어 사용이 금지되던 시기다. 이 시대의 문학에는 표준화되지 않은 각지의 방언과 조선 후기 중국을 오가며 썼던 한자어, 간도 땅으로의 이주와 만주(滿洲)에서의 독립운동 과정에서 뒤섞인 중국어, 왜정 시기의 일본식 조어(造語)가 혼재되어 있다.
또한 이육사의 집안에서는 아이들에게 한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육사 스스로도 한자를 조합한 시어(詩語)를 만들어 썼고, 어떤 단어들은 지금의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다. 막상 교과서 밖의 이육사 작품을 펼쳐 들면 주석 없이 두세 줄 이상 술술 읽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육사는 문필 활동 못지 않게 행동으로 독립운동을 실천했다. 그 때문에 그의 시어는 대부분 문학적이기보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치우쳐 해석된다. 후대의 학자들은 〈청포도〉나 〈절정〉을 ‘저항시’로서 연구했고, 이렇게 많이 연구된 몇 편의 시가 그나마 쉽게 읽히게 되었다.

이 책은 이육사의 시와 산문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여, 어쩌면 작품보다 수인번호 ‘264’로 더 잘 알려진 문인 이육사를 재조명한다. 그의 대표작을 포함한 시 전편과 숨겨진 명작 산문들을 ‘시편’과 ‘산문편’으로 나누어 수록하고, 원문 속 어려운 단어와 한자어에는 주석과 해설을 붙였다.

‘시편’에서는 이육사가 살았던 장소들을 3개의 타임라인으로 나누어, 그가 20대를 보낸 대구, 30대를 보낸 서울, 생을 마감한 중국까지의 장소들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고, 각 시기에 창작된 시와 사후에 발표된 시를 소개한다.

[시편]
- 대구 시절의 초기 시 7편
- 서울 시절의 시 21편
- 사후 발표된 시 11편

시를 읽기 전에는 각 장의 도입부에서 이육사의 시기별 삶에 대한 소개글과 생활 지역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현재 유적지로 방문할 수 있는 장소 정보는 책 속에 링크로 수록되어 있다.

‘산문편’은 주제에 따라 4개의 테마로 나뉜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이 담긴 수필, 직업 기자 시절의 기고문, 그의 생각과 사상이 투영된 문학 작품, 타지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 총 25편이 수록되어 있다.

[산문편]
- 유년기를 회상하는 수필 6편
- 직업 언론인으로서의 평론과 인터뷰 4편
- 육사의 사상이 담긴 수필과 단편 소설 8편
- 친척, 친구에게 보낸 편지 7편

산문을 읽기 전에는 각 장의 도입부에서 해당 주제와 수록 작품의 성격을 소개한다. 일부 연관 장소의 정보는 책 속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이육사의 생애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육사가 어떤 환경 하에 어떤 시를 썼고, 무슨 경험을 통해 어떠한 작품을 탄생시켰는지를 연상할 수 있도록 하여,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문인 이육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지은이 이육사 (1904.5.18. ~ 1944.1.16.)
일제강점기의 기자, 언론인, 시인, 독립운동가
본명은 이원록(李源祿)으로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퇴계 이황의 14대손으로 어려서부터 조부에게 한학을 배웠고, 보문의숙과 백학학원에서 신식 교육을 받았다. 결혼 후 일본과 중국에서 유학하고, 난징의 조선혁명 군사정치 간부학교를 1기생으로 졸업했다.
‘장진홍 의거’, ‘광주 학생운동’, ‘대구 격문 사건’ 등 크고 작은 항일투쟁에 연루되어 수차례 감옥에 투옥되었고, 필명 ‘이육사’는 첫 수감 당시의 수인번호 ‘264’에서 유래했다. 집안 6형제 중 형 이원기, 동생 이원일, 이원조도 독립운동가로 각종 일제 검속에서 함께 옥고를 치렀다.
그는 1930년 《조선일보》에 첫 번째 시 〈말〉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죽기 전까지 꾸준히 시작(詩作) 활동을 했다. 또한 중외일보와 조선일보 대구지국에서 기자,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시 못지 않게 많은 시사·문예 평론을 발표하고, 수필, 단편·번역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남겼다.
육사는 독립운동을 도모하던 중, 17번째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을 때 베이징으로 압송되어 감옥에서 순국한다. 광복 이후인 1946년, 동생 이원조가 그의 유고와 미발표 원고를 모아 첫 시집 《육사시집》을 출판했다.

엮은이 유재민
중국 상하이(上海) 화동사범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주중대사관에서 전문직 통역원으로 일했다. 17년간 출판사 에디터로 근무하며 200여 권의 종이책을 만들었다. 시간적·공간적 흐름 속에서 역사와 인물을 탐구하는 여행에 애정을 갖고 있으며, 현재는 전자책 크리에이터로 인문·예술·어학 콘텐츠를 발굴·창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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